레드걸, 젠더트러블 2 9/29 수요일 - [콘서트]


[긴급공지] 전시장과 관련하여. 공지사항

안녕하세요 12회 여성제 기획단입니다.

제12회 여성제 <몸이 없어졌다>는 9월 27일 10:00 부터 9월 29일(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는데요,
그렇기에 일요일 밤을 새며 전시장을 모두 완성하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월요일 오전 7시 경에 폭우가 쏟아졌고, 그로 인해 전시물이 상당히 훼손되서 전시 개장 시간을 12시로 미루고 다시 준비해 12시에 개장했습니다.

우선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늦게 개장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도 9월27일 월요일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무엇인가들을 경험한 듯 해서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9월28일 아침 다시 한번 개장을 준비하고 있을 때 강풍이 불어와 천막이 날아가고 전시장이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에....기획단들은 대책 및 수습 마련에 힘쓰고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이전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전시장을 복구해 재개장할 예정입니다.

퍼포먼스 및 저녁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되며, 전시는 수정,복구 후 9월30일 목요일까지 연장개장할 예정입니다.

변동사항이나 더 자세한 상황은 다시 블로그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9월28일  2시 <세 개의 목소리 낭독회>, 7시 강연 <젠더 전쟁에서 젠더유희로 - 몸과 이원 젠더에 대한 비판적 재고>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9월 29일 (수요일) 4시 반 <공간 비틀기 게릴라 : 곱게는 안 죽는다> 7시 반 콘서트 <없어진 몸들의 콘서트>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영화상영회를 잘 마쳤습니다! + <콧수염과 십자수>를 본 후 기획단의 글. 9/27 월요일 - [영화상영]

안녕하세요 제 12회 여성제 기획단입니다.

9월 27일 저녁프로그램인 영화상영을 잘 마쳤습니다.

<over the hill>과 <콧수염과 십자수>를 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총 러닝 타임은 1시간 30분이 채 안되었지만 3시간 가까이 영화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습니다.

와주신 분들과 관심가져준 분들께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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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상영되었던 영화 중 <콧수염과 십자수>를 상여하기 전까지, 기획단 내부적으로 그 영화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여기 <콧수염과 십자수>를 보고 기획단 중 한 명인 가온이 쓴 글을 올립니다. <콧수염과 십자수>에 대한 해석, 느낌, 감상을 나누는 와중에 성별의 경계를 더 신나게 흩트러뜨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콧수염과 십자수


-가온


   이 영화는 설명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상징을 통해 해석을 유도한다.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어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 초반에 곤충을 보고 혐오감을 나타내던 주인공은 자신에게 나는 콧수염 역시 혐오하면서, 자신과 성관계를 가지려 하지 않는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서 짙은 화장을 하며 여성성을 극대화해 드러내고자 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남편에게 통하지 않고, 주인공은 남편이 자신과 성관계를 갖는 대신 자위를 하며 욕망을 푼다고 생각하고 실망한다. 그러나 자신이 정원에 심은 식물들이 곤충들과 함께 밤새 자라난 것을 본 후, 콧수염을 뽑아 버리라는 옆집 여자의 말을 거부하면서 그 콧수염을 기르고 남성적인 옷을 입으며 홀로 자유로움을 맛본다. 그러면서 앉은 의자에서 십자수 틀을 발견하고, 남편이 자위를 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십자수를 놓고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그러다 갑자기 들어 온 남편에게 콧수염을 기르고 남장을 한 모습을 들키고, 당황하고 있는 동안 남편에게 지금까지 불가능하던 발기가 일어나고 남편은 주인공에게 다가가 섹스로 상징되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얼떨떨해하며 물러서던 주인공은 곧 함께 춤을 추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영화는 이성애적 성별규범에 따른 노력이 상대에게 아무런 매력도 주지 못하는 부부를 보여 주고는, 주인공이 규범에 맞춘 행동을 버리고 마치 자연에서 풀이 자라나듯이 스스로 털이 자라나는 자신의 몸을 긍정하며 편안한 옷과 편안한 자세를 취했을 때 상대방 역시 자연스러운 욕망의 발현이 가능해지는 것을 그리면서 규범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영화에서 식물이 자라나는 것과 주인공의 콧수염이 자라나는 것, 남편의 성기가 발기하는 것은 비슷한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규범과 비규범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생동하는 ‘자연스러움’을 그려낸다.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영화는 아내가 콧수염을 깎고 빨란 립스틱을 칠하는 것이나 남편이 십자수를 숨기는 것 같은 규범적인 행동을 조롱하며 있는 그대로의 몸을 긍정한다.


   그러나 영화가 담고 있는 남성의 발기라는 이미지는 그것이 기존에 담고 있던 여성에 대한 폭력성과 권력을 상기시키면서 불편한 지점을 만들어낸다. 발기 다음에 이어지는 남편의 자신만만한 몸짓과 일방적인 접근, 주춤거리며 물러서는 아내에게 합의 없이 시행하는 춤(섹스)은 성폭력적 상황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처음에는 움츠러들다가 곧 기뻐하며 응대하는 아내의 모습은 강간 판타지를 연상시킨다. 또한 아내의 콧수염에 대한 긍정이 남편을 통해, 그것도 남성의 발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습은 남성에게 종속적인 여성이라는 성별규범을 재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콧수염과 십자수라는 장치를 통해 두 사람의 성별을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또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영화는 내내 수동적인 모습만을 보이는 남편에게서 아무런 남성적인 권위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발기하는 몸을 가진 그에게서 성별을 읽지 않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를 남성으로 해석하지 않을 때, 발기하고 파트너에게 다가가 섹스하는 그의 모습은 권력을 갖지 않고 장면이 갖고 있는 폭력성 역시 사라진다. 그리고 그러한 전환은 페니스로 상징되는 남성 권력 역시 성별규범에서 비롯된 환상임을 폭로한다. 여성이 드랙한 남성에게 다가가 섹스를 하는 장면에서는 권력을 읽어내지 않을 관객이, 남성이 드랙한 여성에게 다가가 섹스하는 장면에서는 권력을 읽어내는 것이 바로 성별이 만들어내는 규범의 환영이며, 성별의 경계가 모호해졌을 때 규범에서 탄생한 권력 역시 환영처럼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관객에게 몇 번이나 성별의 경계를 넘게 하면서 그 경계를 지워내고 경계가 있던 자리를 비웃는다. 관객이 영화를 보며 느끼게 되는 혼란은 성별규범과 성별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영화를 보며 관객이 내리는 해석은 다양하겠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 영화는 저마다가 갖고 있는 성별의 벽에 유쾌하게 크고 작은 균열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초록색 물질의 정체는 기획단이야기


묘하게 막막하군요......

헐렁헐렁 의 기록 (파니) 기획단이야기


<헐렁헐렁 세미나>를 했다. 여성제를 준비하면서 여러번의 세미나를 거쳤고, 몸을 바꾸는 일, 그걸 서로 보아주는 일, 스스로의 몸을 바라보는 일을 여성제 기획단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 저는 이런 걸 제안했고 첫번째로 결행된 것이 <헐렁헐렁 세미나> 였다.
 
  • 1. 구할 수 있는 옷 중 최고로 헐렁헐렁한 옷 입고 만나기
  • 2. 세개의 목소리 낭독회 : 세미나 커리나 밑줄그어논 책의 구절, 일기처럼 적어논 글같은 걸 낭독하는 것이다. 목소리의 버젼을 달리 해서 같은 구절도 좋고 이어서 낭독하거나 다른 텍스트를 해도 좋다. 이것을 녹음, 영상 촬영, 혹은 직접 총여실에 가져와서 낭독한다. 핵심은 내게 없으리라 생각한 목소리, 아주 높거나 낮은 목소리, 어떤 날 너무 섹시하게 들렸던 톤이나 억양, 듣기 싫어하는 말투 이런 것들을 골똘히 발굴해내어 세가지 다른 목소리로 시도하는 것. (혹은 여성제 기획회의를 다른 목소리로 해도 좋겠당)
  • 3.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때의 감정이나 생각, 밀려오는 이야기 기록해오기 (모닝페이지)

친구는 옷만 바꿔입어도 몸 움직임이 달라진다고 썼다. 그래서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치마 밑에 체육복바지를 낑겨입는 것일까 하고. 기성복이 고수하는 가봉 라인, 허리선이나 어깨선과 같은 것들이 어떻게 여성의 실루엣, 남성의 실루엣을 개발해내는지 모두는 알고 있다. 꼭 끼는 미니스커트를 입을 때, 각이 진 재킷을 입을 때 나의 자아상과 다른 이를 대하는 표정과 그야말로 몸이 달라지는 경험은 모두 자주 하고 있다.
헐렁헐렁 세미나는 옷이라는 도구로 재단되는 몸, 몸가짐, 표정과 언행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보자는 제안이었다. 헐렁헐렁한 옷은 사람을 중성적이거나 무성적인 느낌으로 만들기도 한다. 거울에 나를 비춰봐도 몸의 곡선이나 부피를 쉽사리 짐작할 수 없을 때, 나의 몸은 어떠한 모습를 연출하게 될 것인가? 거기에 여성/남성은 어떻게 개입을 할까? 헐렁헐렁 세미나를 위해 어떤 사람은 잠옷을 꺼내왔고, 어떤 사람은 호박같은 원피스를, 어떤 사람은 청바지와 파란 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 이 시간을 따옴표로 기록해둔다.


  • "오늘 이 옷을 입고 학교에 오는데, 버스에서 문득 내가 어떤 옷을 입든 사람들은 크게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내 안의 눈이 더 컸지 않았을까..." (구매는 DDM)
  • "학원에 이 옷을 입고 갈 수는 없어서 학관 2층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왔어요. 평소에는 잠옷으로 입던 옷인데... 연극을 위해 의상을 갈아입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 "단학선원 선생님같아요. (뒤이은 흐물흐물 자세의 사진)"
  • "내 몸의 실루엣이나 굴곡을 제거하면 ..."
  • "지금 나오는 옷같은 경우엔 헐렁헐렁한 옷이라고 해도 여자 옷은 여자 몸을 가장 이쁘게 드러내는 커팅이나 실루엣으로 나오고. 동생 옷을 입자니 그냥 남자옷 입은 여자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기성복은 이 헐렁헐렁 프로젝트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어요.(뒤 이은 수박바 망토)"
  • "개강날 이 옷을 입고 연희관에 가면 어떨까.. 1년 반 전에 입던 옷으로 나를 인식하고 기억해온 사람들과 다른 옷을 입은 나로 다시 만날 때 아마 그들이 나를/내가 그들을 알아보고, 친숙하게 느끼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마음에 걸리거나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해보니 그게 혼자 두려웠다.(그들이 모르던 혹은 그들은 관심없을 것같은 나를 혼자 커밍아웃하는 느낌일까?)"

이건 자주 그리웠던 세미나실 드러운 창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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